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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SWE Intern 생존기 (1)

Intro

이제 막 구글에 입사한지 2주를 채워갑니다. 첫 회사생활이라 정말 걱정 많이 했는데 시작을 이런 좋은 회사에서 할 수 있어서 매우 행운이라고 생 각합니다.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자세히 적지는 못하더라도 간단하게 이것저것 적어보려고 합니다.

Team & Work

구글에 많은 팀들이 있는데, 구글 코리아에도 그 중 일부가 있습니다. 구글 검색을 담당하는 서치 팀, 그리고 머신러닝에 주로 사용되는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우 팀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작년에 서치 팀에서 인턴 하셨던 대학 선배님이 강력하게 추천해주셔서 서치 팀으로 팀 매칭하게 되었습니다.

업무는... 하드코어합니다. 일단 알고리즘만 하다 보니 개발에 대해서 완전 문외한이고, 심지어 그나마 조금 했던 개발도 백엔드였습니다. 그런데 당장 다뤄야 하는건 프론트엔드에, html css js 셋 다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뛰어들어야 하니 죽을 맛입니다. 관용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로 며칠 전에 처음으로 h1이 헤더 1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 심지어 css는 더 심각해서 처음 봤을때는 html 문법인 줄 알았습니다. 뭐 이것 말고도 힘든 포인트가 꽤 많은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그리고 보안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써 보려 합니다.

영어도 큰 장벽입니다. 제가 Reading하고 Writing은 문제 없이 하는데, 한국식 영어의 폐해로 Speaking하고 Listening이 전혀 안 됩니다. 그런데 회의나 잡담 등이 싸그리 영어니까 죽을 맛입니다. 지금 급하게 영어 공부하려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은 배우면 되는데 영어는 답이 없네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일이 꽤 재밌다는 점입니다. 이것저것 배우는게 많고, 평소에는 절대 못 건드려 볼 것들도 건드려 볼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업무 강도와 재미를 맞바꿔 먹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Culture

구글 처음 와서 정말 놀랐던 게 뭐냐면, 모 위키에 써져 있는 기업 문화가 거의 그대로라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과장이 많이 섞여있을 줄 알았는데 수평적이고 서로 돕는 문화가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잘 정착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근무도 진짜입니다. 이게 왜 진짜지?

사람들 진짜 좋습니다. 솔직히 돈이고 일이고 다 때려치고 그냥 좋은 사람들하고 같이 다닐 수 있어서 재밌습니다. 저희 팀이 유난히 좋은건지는 모르겠는데 이상할 정도로 좋습니다. 기본적인 스탠스가 타인에게 베푸는 친절 그 자체입니다. 구글이 좋은 기업이라고 평가받는다면 오피스 환경이나 음식이나 근무 정책보다는 이게 제일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턴 거의 정규직 수준으로 대우해줍니다.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이것저것 재밌는 행사들이나 모임들도 다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맨날 기웃거리는 중....

Office

며칠 전에 처음 출근했습니다. 제 자리도 받았습니다!

오피스 환경은 좋습니다. 회의실부터 시작해서 어딜 가던 디자인 하나는 끝내줍니다. 이것저것 집어먹을 수 있게 음료수랑 간식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초콜릿이나 젤리같은 간식은 구석탱이에 숨겨두는거 말만 들었는데 진짜라서 좀 놀랐습니다) 뭐 그거말고도 직원한테 제공되는 복지가 상당히 많습니다.

밥은 식당이 공사중인 관계로 망했습니다. 삼성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여담이지만 화성사업장 밥 진짜 맛있습니다). 공사가 인턴 종료 전에 안 끝날 것 같은데, 한 번도 못 먹어보고 가는게 아쉽네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기존에는 삼성 뺨 후려치는 0티어급 밥이었다고 하는데, 정말 슬픕니다. 내년에 리터닝해서 먹어볼 수 있을까요?

Next?

뭔가 일에 대해서 좀 더 써보고 싶은데, 보안이 자꾸 마음에 걸려서 쓸 수 있는 내용이 없네요. 나중에 매니저님하고 얘기해보고 쓸 수 있는 내용들은 기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