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은 관계로 사진은 한장밖에 없습니다.
11월 중순에 수능 끝나고 바로 구입해서 한달 조금 넘게 쓰고 있는 중입니다. 14만원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NYPC 참가상으로 받은 오테뮤 청축을 쓰면서 소음이 너무 심하게 거슬렸기 때문에, 소음이 너무 크지 않은 키보드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소음 적축을 많이 추천받았지만 키보드 타이핑을 제대로 못 해서 오타율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적축을 쓰기에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저소음 축이 있나 보다가, 게이트론사에서 거의 유일하게 저소음 갈축을 생산한다는 얘기를 듣고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저소음 게이트론 갈축을 끼워서 판매하는 기성품 제품도 이거 하나밖에 못 찾았기에,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처음 써보는 갈축이기 때문에 갈축 자체의 후기에 대해서 먼저 언급하자면, 청축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적축을 써보지 못했지만 처음에는 이게 적축인가? 잘못 왔나? 고민할 정도의 부드러움이 앞섰습니다(물론 지금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키감은 멤브레인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만, 특유의 서걱거리면서도 도각거리는 키감이 있습니다. 살짝 누르면서 키를 간단하게 입력할 때는 서걱거림이, 스페이스바를 쓰거나 키를 바닥까지 세게 눌러서 칠 때는 도각거리는 키감이 앞섭니다. 처음에는 키 구분감이 별로 크지 않아서 실망했는데, 한달 정도 쓰다 보니 오히려 이정도로 서걱거리는게 훨씬 맘에 들고 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은근 서걱거리는 그 느낌 때문에 키보드를 쓰게 됩니다.
장점을 좀 나열해 보도록 합시다. 저소음 축 답게, 정말로 꽤 소음이 적습니다. 멤브레인 보다 약간 더 시끄러운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학교 기숙사에서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실제로도 없었습니다. 단 스페이스바를 끝까지 누를 때의 소음은 다른 버튼을 빠르게 누를 때의 소음보다 크니까, 이런 점은 조심을 해서 사용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소음에 굉장히 민감한 저에게 있어서 소음의 감쇠는 굉장한 이점입니다. 아, 손에 닿는 부분 재질 촉감이 꽤 괜찮습니다. 부드럽고, 잘 안 미끄러집니다. 확실히 꽤 비싼 키보드라는 것을 증명해 주듯이? 디자인이 올블랙으로 상당히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예쁜지는 잘 모르겠는데 심플하니 맘에 들긴 합니다.
사실 장점은 거의 모든 기계식 키보드가 거기서 거기다 보니까 단점을 좀 나열해 보도록 합시다. 먼저 버튼 키매핑이 좀 애매합니다. (저에겐) 외우기 힘든 구조로 되어 있고 DIP 스위치로 뭔가 조절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대체 어디다가 쓰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멍청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LED가 뭔가 나사가 빠졌습니다. 사실 LED가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일단 버튼마다 LED가 보이는 강도가 미세하게 다르고, 색깔 1종류에 옵션도 쓸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빛이 강한 것도 아닌데 자판 자체도 불투명 검은색이다 보니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 타이핑에 익숙한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거진 독수리랑 비슷한 타자로 한타 450타밖에 안 나오는 저는 가끔 자판 위치를 까먹어서 키보드를 봐야 하는데 조금만 어두워도 진짜 안 보입니다. 무각 수준입니다. 뭐 이런 14만원짜리 키보드를 사서 쓰면서 자판 위치 하나 못 외운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단점은 아니겠습니다. 이건 단점이라고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는데, 차등이 일반 자판 뿐만 아니라 방향키에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제 최애 게임인 Celeste를 플레이 할 때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키캡이 상하좌우로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타이핑할 때 신경쓰일 수준은 아닙니다. 키보드가 빛을 받으면 반짝입니다!! 어... 그렇게 좋은 특성은 아닌 것 같습니다. USB 케이블 연결할 때 기본 제공되는 선이 뻑뻑해서 잘 안들어갑니다. 사제 USB Ctype 케이블로 연결이 되니 구매해서 쓰는 게 낫습니다.
써놓고 보니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은 키보드인것 같지만, 저는 나쁘지 않은 키감과 소음이 조용한 축에 속한다는 것이 위와 같은 단점들을 모두 상쇄시켜 준다고 생각합니다. 게이트론 저소음 갈축 박아서 기성품 내주는 회사가 또 어디 있겠어요. 저는 과거로 돌아가서 다른 키보드를 구매할 기회를 준다고 해도 이 키보드 구매했을 것 같습니다. 이상 후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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